Book Memo/20112011. 8. 2. 08:31

이문구 '관촌수필'을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블로그에서 인용되어 알게 되었다. 그 짧은 문장에서 정겨움과 훈훈함이 느껴져서 읽어봐야할 작가 명단에 포함시켰다.
거리의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눈에 띈 이문구의 산문집.
일상의 소소함을 정감가는 문체로 잊혀져가는 우리말을 사랑한다는 느낌이 마음으로 와 닿았다. 나른한 오후에 햇살을 받으며 읽으면 좋을 책.

얼마전 큰비로 서울이 잠겼다. 우면산 일대의 산사태로 많은 사상자와 피해를 입었다. 해마다 각지에서 홍수나 비 피해를 입는 다는 소식이 전해오지만, 타산지석 삼아 대비하기보다는 책임소재를 운운하기에 바쁜 것 같다.
그러고보니, 이문구 산문집에서 인용된 것과 같이 자연의 입장에서는 물이 휩쓸고간 길이 원래의 자리가 아닌가 싶다. 개발이나 편의성을 핑계로 순리가 아닌 억지를 강요하다보니 시간이 지나서 자연이 일갈하며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는 생각이 든다.

p.189
"이제서야 물길이 제대로 잡혔다."
태풍 루사를 빌미 잡아 큰물이 휩쓸고 간 상처의 범위를 자연의 생리대로 생긴 원래의 제 물길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간 : 2011.7.
까치둥지가 보이는 동네 - 8점
이문구 지음/바다출판사
*** 목 차 ***
1부 지상의 마지막 불목하니
필부 이야기
갑년을 맞이한 이들에게
만남과 그 부가가치
소운 선생의 풍류정신
불목하니의 불타령
동네법이라는 불문율
내 마음 부빌 곳으로의 여행
소외된 영혼의 노래
허름해서 좋은 '위화'의 사람들
제5의 맛을 아는가
설상가상의 한겨울에
구식 밥상머리 교육
꿈은 이루어진다

2부 결혼식장에 간 동리선생
황당한 주례 알선기
호호야에 대한 사족
신인 작품 심사의 즐거움
이제야 술 한잔 올리게 되어
황토에서 태어난 사람
뿔도 발톱도 없기에
문협 시절을 추억하다
옷이 날개라면
해산의 노 젓는 모습
바야흐로 산업문학 시대
심심풀이 문학상 이야기

3부 고개들어 세상보니
모닝커피 시대의 추억
어느 지나간 30년
동심으로 돌아갔으면
가축의 경제학
까치둥지가 보이는 동네
마음의 병만 남기는 민족 대이동
가슴에 묻힌 지뢰
삭발과 빨간 띠
텃밭과 터줏대감
농촌의 명절병
텃세도 세 살 버릇인가
이데올로기 보다 앞서는 것

4부 '꼭 한' 사내 '똑 한' 여인
말의 성차별
식객과 밥값
말 잘못 써도 형벌에 처한다?
농촌의 말농사
인생과 축생
장터에서 들리는 입심
음식 요리와 언어 요리
파크와 가든
 
Posted by izzy1